| 등록일: 2003-08-05 18:03:31
조회수: 65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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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21에서 퍼온글입니다..(470호)..
사진이나 그림. 표도 보시려면 그곳으로 직접가시면 됩니다..
제가 기술이 없어서 다 퍼올수가 없네요..
http://h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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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들은 한국에 없다
대한민국 상위 1%의 자녀들의 유별난 여름나기… 캠프 참가비 1천만원에 전문 과외·취미로 귀족 만들어
한국판 신귀족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신의 아이들은 국내에 있어서는 안 된다. 영국 런던에서 크리켓과 골프를 즐기거나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영국왕실승마협회의 자격증을 가진 현지인 교사로부터 승마를 배우고 있어야 한다. 저녁 때는 서구의 고급 음식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미국의 힐튼리조트에서 이탈리아 요리 먹는 법을 배워야 하고 주말에는 호화유람선 크루즈호를 타고 지중해 관광을 해야 한다. 1인당 1천만원에 이르는 이 캠프 비용이 아깝다면 당신의 자녀를 ‘귀족’으로 키우는 꿈은 포기하는 게 좋다.
영국 등지에서 귀족 스포츠 체험
사진/ “귀족은 놀이터에 가지 않는다.” 노는 아이가 보이지 않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의 한 어린이 놀이터.(김진수 기자)
생계에 위협을 느끼는 절대빈곤층이 200만명을 넘어선 지금, 한쪽에선 ‘한국형 신귀족’으로 자라는 아이들이 있다. 대한민국 상위 1%가 만들어낸 ‘한국판 베벌리힐스 아이들’이다. 이들은 부모의 막강한 경제력에 힘입어 일반 서민 자녀들은 상상하기조차 힘든 서구 상류문화를 체험하고 있다. 지난 7월3일 인천공항 3층 출국장. 20∼30대 배낭여행족과 50대 골프 관광객들 사이로 ‘코흘리개’ 어린이들이 모여 있었다. 노란색 유니폼을 맞춰 입은 20명의 아이들은 인솔자로 보이는 몇몇 어른들을 따라 출국수속을 밟았다. 출국장 밖에서 이들을 향해 손을 흔드는 부모들 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사라지자 이들의 표정은 곧 밝아졌다.
이 아이들은 국내 한 사설학원이 운영하는 해외체험 캠프에 참가하는 7∼10살의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이다. 영국 런던에서 진행되는 이 캠프는 영어연수는 물론 골프·크리켓·폴로 등 영국의 귀족 스포츠를 체험하는 일정으로 짜여 있다. 캠프 비용은 5주 동안 800여만원(항공료 포함). 하지만 이 돈만 내서는 해외 캠프에 참가할 수 없다. 캠프를 운영하는 이 학원의 회원 자격이 있어야 하는데 회원이 되려면 연회비 300만원을 일시불로 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여름 캠프에 참가한 아이들의 부모는 1천만원의 목돈을 손쉽게 마련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다.
이 학원은 ‘귀족형 엘리트 교육’을 지향한다. 아이들을 단순한 ‘영어박사’가 아닌, 서구 상류문화를 잘 이해하는 ‘코즈모폴리턴’으로 키우는 게 이 학원의 목표다. 강습은 영국 귀족 자녀들의 스포츠 클럽 형태로 이뤄진다. 한달에 5차례씩 수영·골프·승마·크리켓 등 각종 스포츠 강습과 뮤지컬 관람, 호텔 매너 교육 등 서구 상류문화를 체험한다. 여름과 겨울방학 때는 해외로 캠프를 떠나 ‘실전훈련’을 한다. 학원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수준은 서울 강남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말 체육이나 현장학습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며 “학원비가 좀 비싼 편이지만, 이를 문제삼는 부모들은 전혀 없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멤버십 클럽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이처럼 5∼10살 아이를 위해 1천만원을 스스럼없이 쓸 수 있는 부모들은 과연 누굴까. 이들은 대부분 대한민국 상위 1%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학원 관계자는 “수강생 10명 중 7∼8명이 강남 부유촌에 사는 아이들”이라고 말했다. 상위 1%의 자녀를 겨냥한 ‘초호화 어린이 멤버십 클럽’은 강남 일대에 수두룩하다. 이 학원들은 ‘있는 집’ 사람들끼리 어울리려는 부모들의 심리를 교묘하게 자극한다. 한 학원 관계자는 “어떤 곳은 아예 강남에 사는 아이들만 은밀하게 모집하기도 한다. 부모들도 어떤 집 애들이 다니든지, 유명인 자제가 있는지 등을 자주 묻는다”며 “자신의 아이를 ‘있는 집’ 애들과 어울리게 하려고 주소를 이전하는 부모들도 많다”고 털어놨다.
사진/ “당신의 아이를 다르게 키우고 싶나요.” 서울 강남 등지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메이크업 전문점이 성업 중이다.
한국형 신귀족은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아예 미국이나 영국의 사립학교로 유학을 보내는 ‘유학파’와 국내 고급 사설 교육기관에서 유학을 준비하는 ‘국내파’로 분류된다. 유학파는 대부분 미국 체류 중 아이를 낳았기 때문에 자녀들이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이들의 자녀는 초등학생 때 외국인학교를 잠시 다니다가 부모 곁을 떠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유학길에 오른다. 기숙사비를 포함해 한달 학비가 1천만원이 넘는 고급 사립학교에 다니는 일부 아이들은 미국 현지인들도 흉내내기 어려운 사치스런 생활을 즐긴다. 국내의 살인적인 입시교육을 피해 도망치다시피 온 ‘기러기 가족’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국내파도 일반 서민들은 상상하기 힘든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은 자녀가 3∼4살이 되면 본격적인 영어 과외를 시작한다. 문법·회화·작문 등 영역별로 전문 과외선생을 두는데 과외비는 한달에 각각 100만원이 넘는다. ‘있는 집’ 애들끼리 그룹을 지어 과외를 받는 경우도 많다. 아파트 단지에 있는 보습학원에 아이들을 모아놓고 전문 과외교사의 지도를 받는다. 서울 압구정동의 한 보습학원 강사는 “하루에 운동·음악·영어 3개 과목의 과외를 받는 어린애들이 수두룩하다”며 “6살짜리 아이가 영어 동사의 과거형과 과거분사의 용법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과외교사에게 상담을 하는 청하는 부모들도 있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이들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하지만 한국판 귀족형 엘리트 교육에는 서구 귀족의 필수 요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없다. ‘있는 집’ 아이들의 우월감만 조장할 뿐,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마음을 키워주려는 노력은 찾기 어렵다. 서울 강남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아이들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부모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이춘재 기자 c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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